VIC 12학년 학생, “코로나19 특별 배려 정책, 형평성에 의구심” 제기

Year 12 student Philippa Bywaters is currently learning from home.

Year 12 student Philippa Bywaters is currently learning from home. Source: Supplied

빅토리아 주정부가 수험생들에게 코로나19에 따른 가산점 부여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오히려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홍태경: 멜버른에서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제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는데요, 신규 확진자 수 역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호주에서 코로나19 팬데믹 피해가 가장 컸던 곳을 꼽으라면 역시 빅토리아주를 빼놓을 수 없을 텐데요. 이 기간 “바이러스에 감염되신 분, 일자리를 잃은 분,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분” 등 크고 작은 고통을 경험한 분들이 정말 많으실 겁니다.

이런 가운데 빅토리아주의 12학년 학생들의 경우에 대학 입시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상황이라 입시생과 학부모의  염려가 보통이 아니라고 하는데요. 박성일 프로듀서와 함께 이 내용 자세히 짚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박성일 프로듀서 함께 합니다. 안녕하세요

박성일: 네, 안녕하세요

홍태경: 빅토리아 주정부가 몇 주 전이었죠?  “이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어려움을 겪는 학생이 있다면 특별 배려를 하고 이를 대학 입시 최종 성적에 개별적으로 반영하겠다”라고 발표를 했는데요. 정부는 “입시 결과를 더욱 공정하게 만들겠다”라며 이 같은 정책을 발표했지만 정작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오히려 정반대의 나쁜 결과가 나올 수 있다”라고 우려하고 있다고요?

박성일: 그렇습니다. 모든 정책에는 장단점이 있기 마련이고 아직 시행 전의 정책인지라 지금 쉽사리 평가하긴 어렵습니다만, 빅토리아주의 12학년 수험생 정책에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저희 SBS 뉴스에서는 12학년 수험생들과 교육 전문가들을 만나 이들의 생각을 직접 들어 봤는데요. 먼저 벤디고에 사는 필리파 바이워터스 양의 이야깁니다.

먼저 필리파양은 저희 S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때문에 빅토리아주에서는 온라인 원격 수업을 해야 했는데 자신은 이 같은 온라인 수업을 즐겼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팬데믹이 최종 성적에 영향을 미칠지도 모른다는 사실 때문에 지금 무척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필리파 양은 빅토리아 주정부가 발표한 방식이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는데요.

그녀는 “다른 많은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주정부가 어떻게 이런 일을 할지가 상당히 혼란스럽다”라며 “결국 무엇을 하든 엄청난 일이 될 것이고, 이면의 논리는 이해하지만 어떻게 결실을 맺을지는 확실치 않다”라고 말했습니다.

홍태경: 주정부가 팬데믹의 영향을 계량화하려고 시도할 때 결과적으로 에이타 성적이 불공정하게 나올 수도 있다는 점을 염려하는 것 같은데요. 똑같은 점수를 받은 2명의 학생이 있을 경우 어느 한 명이 조금의 가중치 이득을 보게 되면 다른 한 명의 백분율 점수는 떨어질 수밖에 없게 되죠. 바로 이점 때문에 열심히 공부한 학생이라도 코로나 팬데믹 가중치 혜택을 못받게 되면 오히려 ATAR 성적이 낮게 나올 수 있다는 염려가 나오는 것이고요. 

박성일: 정확한 지적입니다. 빅토리아 주정부는 팬데믹 기간 동안 학생들이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를 고려해서 이를 가중 점수로 평가하겠다는 건데요. 하지만 이렇게 할 경우 학부모들의 입김, 특히 목소리가 높고 손을 많이 내미는 사람들이 이득을 보게 되고, 그냥 조용히, 가만히 있는 학생들은 오히려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생기는 겁니다.

앞서 이야기를 소개한 필리파 양 역시 이 점을 우려하고 있었습니다. 일부 학생은 다른 학생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팬데믹 피해를 호소할 수 있는데, 이런 상황을 호소하지 않는 학생들이 불이익을 얻을 수 있는 게 걱정스럽다는 겁니다.

필리파 양은 “만약 학생들이 명시적으로 정확히 팬데믹 피해를 말하지 못하면 정부가 이를 어떻게 고려할지가 궁금하다”라고 꼬집었는데요. 필리파 양은 “어떤 경우에는 학생들이 자신의 피해 사실을 선생님에게 털어놓고 싶지 않을 수도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필리파 양은 “학생들이 활용하는 시나리오가 나올 수도 있다”라며 “결국은 엄청난 진실 게임이 펼쳐지게 될 것”이라고 염려했습니다.

홍태경” 그렇군요. 필리파 양의 염려가 이해도 되는 것 같네요. 또 다른 학생의 이야기도 들어볼까요?

박성일: 네,  멜버른 동부 크로이든 힐스에 사는 또 다른 12학년 학생 팀 화이트헤드 군 역시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화이트헤드군은 모든 학생들의 경험이 제각각일 텐데 정부가 어떤 식으로 학생들을 공정하게 평가할 수 있을지가 의문이라고 말했습니다.

화이트헤드군은 “학습에는 차이점이 존재하는데 이걸 어떻게 보상받을 수 있게 될지 걱정”이라며 “학생들 사이에서 벌어질 불평등이 걱정이고 이건 정말 불공평한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홍태경: 네 일리가 있는 이야기네요, SBS News에서는 빅토리아 주정부 교육 담당 부서에도 연락을 취한 걸로 아는데요. 그곳에서는 뭐라고 이야기하나요?

박성일: 네, 빅토리아주 교육 훈련부는 SBS News에 “장기적인 질병,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혼란, 정신 건강, 가족의 어려움” 등 많은 고려 요인이 있을 수 있다고 아주 짧게 원론적인 이야기로만 답변을 했습니다.

또한 단 테한 연방 교육 장관은 학생들을 평가하는 공정하고 객관적인 방법을 당국이 찾을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그는 S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런 조정 과정들이 매우 합리적인 방법으로 이뤄진다면 올해 학생들이 매우 공정한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라고 말했습니다.

홍태경: 그렇군요. 그렇다면 교육 전문가의 의견은 어떤지가 궁금한데요. 멜버른에 있는 모나쉬 대학교 교수님의 이야기를 들어 봤다고요?

박성일: 네, 모나쉬 대학교 교육학과의 일라나 파인프터 로센블루 박사는 학생들의 웰빙을 평가하려면 반드시 “확실한 정책”이 선행되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일라나 박사는 “만약 당신이 웰빙 이슈를 평가하고 이를 고려하려고 한다면 보텀 라인 즉 최종 결산 결과가 중요하다”라며 “어떤 모양새를 띠게 될지를 고민해야 하고 모든 제기되는 질문에 답할 준비를 마쳐야 한다”라고 조언했습니다.

일라나 박사는 이어서 이번 발표는 학생들뿐만 아니라 선생님들까지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홍태경: 일선 학교에서 일하는 선생님들의 의견도 중요할 것 같은데요. 고등학교 선생님들의 의견도 들어봤나요?

박성일: 네, 일라나 박사가 학교 선생님들과 인터뷰를 한 내용을 전달해 줬는데요.

일라나 박사는  “여러 선생님들과 대화를 해 봤는데 선생님들이 매우 혼란스러워한다”라며 “그들은 정확히 자신들이 무엇을 해야 할지를 알지 못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홍태경: 그렇군요. 학생들의 경우 자신이 어떤 학교에 다니느냐에 따라 최종 성적이 달라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요?

박성일: 네 그렇습니다. 다시 말하면 공립학교와 사립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이 느끼는 격차가 크다는 이야긴데요.

멜버른 공립학교에 다니는 샨텔 쿠마르 양은 사립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이 이미 팬데믹 기간 동안 공립학교 학생들과 더 큰 격차를 벌리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녀는 “공립학교와 사립학교가 어떻게 평등한지 잘 모르겠다”라며 “사립학교 학생들은 ATAR 점수가 높아지고 공립학교 학생들은 ATAR 점수가 낮아지고 있다고 느껴진다”라고 말했습니다.

샨텔 양은 “그들이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겠다는 건지 모르겠다”라며 “분명히 사립학교는 공립학교보다 더 많은 자원과 교사들을 확보하고 있고, 특히 모든 것이 온라인으로 이뤄지는 지금과 같은 시기에는 더욱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홍태경: 사립학교와 공립학교의 교육 격차는 이미 알려진 문제인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격차가 더욱 심화됐다는 생각이 드네요. 지금까지 이야기 나눈 12학년 학생들의 고민… 사실 빅토리아주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봐야겠죠?

박성일: 그렇습니다. 대학 입시 최종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는 당연히 빅토리아주 학생들에게만 국한된 문제는 아닙니다.

튜터링 서비스 업체인 ‘클루이 러닝(Cluey Learning)’이 전국 1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가 발표됐는데요. 설문 조사 결과 응답자의 80%가량이 ATAR 점수가 걱정된다고 답했고요, 62%는 코로나19가 결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믿고 있었습니다.

클루이 러닝의 최고경영자인 실리나 사무얼스 박사는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또 다른 고민이 있다고 말했는데요. 그건 바로 부모였습니다.

설문 조사에서 12학년 학생의 1/3 가량은 “부모님의 불안이 자신들보다 더 크다고 느껴진다”라고 답했는데요. 실리나 박사는 “부모들이 자식들을 걱정하고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홍태경: 네, 수험생을 둔 부모님들의 염려, 동서양을 막론하고 어디서나 동일한 고민거리라는 생각도 드네요. 오늘은 여기에서 정리해야 할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올해 대학 입시를 앞두고 있는 12학년 학생들, 시험을 마칠 때까지 모두 건강히 몸 컨디션을 잘 유지했으면 좋겠고요. 자신이 원하는 만큼 좋은 결과도 이룰 수 있기를 응원해 봅니다. 박성일 프로듀서 수고 많으셨습니다

박성일: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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