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동안 74개국서 페달 밟은 ‘자전거 우주여행자’ 한국 여성, QLD ‘ 상륙’

A Korean woman pedaling in 74 countries over the past 9 years lands in QLD

자전거 하나에 몸을 내던진 채 9년 동안 무려 74개 나라에서 페달을 밟아온 정효진 씨. Source: Supplied by Hyo-jin Jeong

자전거 하나에 몸을 내던진 채 9년 동안 무려 74개 나라에서 페달을 밟아온 정효진 씨가 ‘북한을 통한 귀가’라는 원대한 꿈을 앞두고 현재 호주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격리조치’로 뜻하지 않은 휴식을 잠시 취하고 있다.


정효진 씨는 자신을 ‘자전거 우주 여행자’라 소개한다.

컴퓨터 공학과를 전공중이던 여느 평범한 대학생이 9일간 자전거로 감행한 제주도에서 여행의 묘미를 느끼게 돼 2010년 캐나다 워킹홀리데이를 떠나 오로라를 보고자 히치하이킹을 시작했다고 한다.

생애첫 오로라의 광경을 목격한 그녀는 문득 우주를 여행하고싶다는 꿈이 생겼고 우주를 여행하기전 내가 살고있는 행성부터 여행하자는 꿈에 다가가는 현실적인 목표를 설정했단다.
A Korean woman pedaling in 74 countries over the past 9 years lands in QLD
우주의 황홀한 광경은 정효진 씨를 자전거에 몸을 내던지게 했다. Source: Supplied by Hyo-jin Jeong


자동차처럼 빠르지도, 걷는것 처럼 느리지도 않은 적당한 속도에 내힘으로 나아감이 필요한 자전거가 적당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날 이후1년간 여행을 위해 본격적으로 자본금을 마련했다.

밤에 화장실 가는게 무서워 불을 켜고 자곤 했다는 그녀는 본인 스스로 세계 여행을 할만큼 대범한 성격도 아니었다며  쑥스런 미소를 띄었다.

평범한 대학생이던 정효진씨가 꿈을 위해 내딛은 여행 한발 한발의 과정들은 그녀의 개인 블로그와 소셜 미디어를 통해 공유했고,현재 정효진씨의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 ‘cycling around the world’ 와 유튜브, 개인 블로그등을 통해 공유된 그녀의 여행기를 구독하고 응원하는 전세계 각국 약 7만명 이상의 누적 팔로워가 있다.

 

자전거 세계여행 1일차, 그 첫날의 기억이 궁금하다.

캐나다에서 미국을 건너가 시작한 첫 여정은 자신감과 열정으로 시작했던 마음과는달리 두려움의 연속이었다. 자전거 경험이라고는 어렸을적 동네에서 타본 경험과 9일간의 제주도 여행이 전부였기에 길을 잃고 헤매던 그날은 유독 기억이 남는다.

미국에선 고속도로에 자전거 진입이 엄격하게 금지되어있는터라, 3번 이상 적발될시 추방을 당할수도있는데 길을 잃어 한참을 달려보니 고속도로에 진입하게된 어쩔줄몰라하는 나를 목격한 경찰이 인도해 무사히 빠져나갈수있게되었다.

그날 이후로도 운전자 부주의로 길에서 5번의 사고가 나기도 했고, 서러움과 외로움에  울었던적도 여러번이다. 세계 여행 9년차가 된 지금도 종종 길을 잃곤 하지만 한치의 앞을 모르는게 인생이듯, 길을 잃었을때 비로소 깨닫게 되는것들도 참 많은것같다.

 

자전거로 세계 여행을 하며 마음속에 가장 기억에 남는곳이 있다면?

모든곳이 각기 다른 의미로 기억되지만 유독 멕시코가 가장 인상깊게 남는다. 아무래도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곳으로 꼽히는 나라중 하나인지라 미국에서 국경을 넘어 멕시코로 가려고 하는 나를 걱정하는 이들이 많았던것같다.

걱정들과 다르게, 고요하고 정이 많은 멕시코에서 우연히 만나 거취를 마련해준 고마운사람들과 각양 각색의 아름다움이 묻어나는 풍경 하나하나가 생생히 기억난다.

세계 여행을 하며, 많은 사람들과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 해왔을것같다.

자전거로 세계를 누빈지 9년이 되었으면 익숙해졌을법도 한데, 아직도 난 헤어짐이 힘들다. 종종 헤어짐을 마주하는 순간 눈물이 멈추지 않을때도 있다.

모든 것이 처음인 여정 가운데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는것은 그 만남 자체가 귀하고 감사하게 다가온다.

세계 각국 자전거 여행자를 위한 웹사이트가있는데  온라인을 통해 만나 일정기간 숙식을 함께 하는 경우도 있고, 때때로 길에서 우연하게 만난다거나 일전 호스트가 지인을 소개해 만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만나는 모든사람들이  각기 다르기에, 예측 하지 못한 인연들을 통해 그들의 철학을 나누고 알아가는 재미가 어쩌면 9년간의 여행속에 나를 한걸음 성장시키지 않았나 생각한다.

자전거로 지난 9년간 80,000km를  달리면서, 어떤 생각을 했나?
A Korean woman pedaling in 74 countries over the past 9 years lands in QLD
9년 동안 74개국에서 8만여 km를 달려온 정효진 씨. Source: Supplied by Hyo-jin Jeong


내 스스로가 하루의 계획을 짜고 움직이던 9년간 6대륙을 달려오며 많은 생각을 하고 혼자만의 싸움이 계속되고 있는데 8만키로의 여정중에 가장 많이 생각하는건 ‘어떻게 의미있게 마침표를 찍을수있을까’ 인것같다.

세계 각국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가장 많이 받는 질문중 하나가 “Where are you from? (어디서 왔니?)” 이다. 한국에서 왔다고 하면 세계 어디나라를 가던 이어지는 질문은 “North or South? (북한이니 남한이니?)” 이다. 처음에는 웃자고 하는 소리겠지 넘겼는데, 이 질문이 반복되다 보니 물음표가 생겼다.

지금껏 위험한 나라라고 인식되는 모든곳을 거쳐 온 여정속에 홀로아리랑의 한 소절 처럼 백두에서 한라까지 내가 태어난 대한민국의 땅에 한반도를 거쳐 남북이 분단된 상처를 회복하고자 던진 물음표는 곧 나의 또다른 꿈을 꾸게 했다. 불가능해 보일수도 있지만 뉴질랜드 남성들이 지난 2013년 오토바이를 타고 북한을 거쳐 한국까지 여행한 선례도 있다.

정치적 의도가 있어보이는건 아닐까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는것도 사실이고 실제 많은 부정적인 댓글이 달리기도 했지만, 분명히 말씀드릴수있는건 북한을 통해 한국으로 돌아가려하는것은 그 어떠한 정치적인 목적이 아니며 개인의 모험심 혹은 야망이 아니라는걸 말씀드리고 싶다.

코로나 사태로 어느곳도 갈수없는 현상황에서 모든것이 불가피해질수도 있지만, 우주여행의 꿈에 다가가기 위해 내딛었던 한발자국 처럼 북한을 통해 한국을 돌아가는 9년 세월의 마침표를 찍는 한발자국을 위해 어떻게 내딛어야 할까를 수없이 고민하며 달려오고있는것같다.

최종 목적지인 한국에 돌아가 향후 활동 계획은?

9년간의 여행을 통해 배우고 경험한건 많지만 현실적으로 말하자면 9년간 경력은 단절된 셈인지라 어떤 모습으로 사회에 복귀를 할지에 대한 두려움도 없지 않다. 하지만 나의 여행 경험들을 바탕으로 여행자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수있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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